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이하 연준)가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본격화했다. 연준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00~4.2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고강도 긴축 이후 경기 둔화와 고용시장 약세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안정과 경기 연착륙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 수준(2%)을 상회하지만, 경제 활동 둔화와 소비자 신뢰 하락 등 최근 지표들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 전환이 급격한 경기 위축을 방지하는 동시에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최근 고용 성장률 둔화, 소매판매 감소,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완화 등을 근거로 연준이 10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왔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약 3% 상승에 그쳤고, 실업률은 완만하게 상승하는 추세다.
다만 이번 인하 결정은 경제 데이터의 불확실성 속에서 내려진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인해 일부 경제지표의 발표가 지연되면서, 연준은 완전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채 정책 결정을 내렸다. 파월 의장은 “일부 통계 공백이 정책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나, 현재까지의 경제 흐름은 추가 긴축보다 완화적 접근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뉴욕증시는 금리 인하 소식 직후 상승세로 전환했고, 장기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 강세 속에 상승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가계의 대출·모기지 부담을 완화해 소비 회복과 투자 확대를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하가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완화 전환은 물가 재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위원들은 “정책 완화 속도가 너무 빠를 경우 중장기 물가 안정 목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은 데이터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될 전망이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향후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은 경제지표, 특히 고용·물가·소비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점진적 인하(gradual easing)’ 방침을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를 단행해 연말 기준금리가 3.5%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이번 금리 인하는 연준이 경기 둔화의 조짐 속에서도 연착륙을 유도하려는 시도이자, 팬데믹 이후 장기화된 긴축 국면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연준의 결정이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는, 향후 수개월간의 경제지표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